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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은 신설동 맛집이 될 곳이다, 그 이름은 타일러

by 경험을 나누자 2021. 9. 23.

나에게 신설동이란 맛집 카테고리는 전무하고, 풍물시장을 가기 위한 역이자 구제 옷을 구할 수 있는 동묘 근처라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최근에 만난 유명한 맥주펍 직원분이 신설동에 꽤 괜찮은 펍이 생겼다고 추천해주었는데 매장도 넓어서 쾌적하고 인테리어도 이뻐서 유명해질 거라 귀띔해주었다.

유명해지기 전에 가야 한다. 너무 유명해지면 웨이팅도 생기고 복작복작한 건 더 싫으니 가오픈 기간에 방문해보았다.

 

신설동 맛집이라고 치면 나오게 될 곳, 신설동 타일러

  • 위치는 7번 출구나 8번 출구에서 매우 가깝다. 걸어가면 5분 안에 도착함.
  • 연중무휴 오후 12시부터 10시까지 영업. 낮술이 가능하다! 최고의 낮술 펍이 될 것 같네.
  • https://www.instagram.com/tylerseoul/ 인스타를 통해서 휴무 공지를 올리는 편이니 방문 전에 확인 필수.
  • "건전한 낮술, 혼술 문화를 지향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매력적인 펍이다.
  • 매장 전화번호는 0507-1458-1464이다.

 

 

매장_전면이_유리로_이루어진_타일러_정문
신설동_타일러_정문

 

처음에 타일러를 갔을 때, 이곳이 펍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밝았고 밝은 분위기였다. 흡사 인스타 맛집이나 파스타를 파는 맛집 같은 분위기 같았는데 추후 글을 쓰겠지만 음식도 맛있다.

 

 

전면이_통창으로_이루어진_타일러_외관
타일러_외관_통창

 

전체적으로 통창이나 전면 유리로 되어있어서 답답함은 1도 없다. 외관 창문 청소하실 때 꽤 고생하실 듯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통창이 주는 개방감은 너무나도 좋다.

 

 

타일러_실내_2인좌석_4개_테이블있는_테이블자리
타일러_테이블자리

 

이렇게 넓은 공간에 테이블이 4개밖에 없다. 그것도 2인석이 네 자리밖에 없다니.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낮아지면 테이블이 더 들어오려는 걸까, 아니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 사장님의 의중이 궁금해진다.

 

 

타일로_디자인한_바자리
타일러_바자리

 

 

상호명답게 타일로 인테리어를 꾸미셨고, 바 자리도 타일로 만드셨다. 바 자리의 테이블도 꽤 넓은 편이라 음식 3개 이상 주문해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넓이다.

 

 

타일러_간단하고_직관적으로_써진_맥주_메뉴판
타일러_맥주메뉴판

 

신설동 타일러는 맥주 메뉴판과 음식 메뉴판이 다르네.

일반적으로 맥주 메뉴판을 보면 맥주 스타일이나 알코올 도수, 맥주 브루어리 등이 설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맥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건 맥주의 외관과 맛이다. 타일러는 그러한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짧지만 직관적인 설명을 한 줄로 써 놓았다.

맥주 맛 1도 모르는 사람이 가도 고르기 쉽다. 작은 잔이 있길래 샘플러용인지 여쭈웠는데 테이스팅용이라고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니 고르기 힘들면 테이스팅 하고 싶다고 말해보자.

맥주 라인업으로만 봤을 때는 사장님이 정말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 같다.

왜냐고? 라인업을 보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법한 맥주 브루어리와 맥주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추럴 와인도 파시는데 방문 당시에는 재고가 없다고 하셨다. 방문 전에 다른 주류가 있는지 0507-1458-1464로 전화해보는 걸 추천한다.

 

쉽게_이해할수있는_타일러_음식_메뉴판
타일러_음식메뉴판

 

정말 단순하면서도 와닿을 만큼만 써놓은 음식 메뉴판. 방문 당시 커리버터치킨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하셨는데 최근에 커리를 먹어서 라구 팟타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타일러는 무료가 있는데 그것은 무려 고수다. 고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 고수 생각보다 비쌉니다. 비싼 게 공짜라니! 너무 좋네요.

 

 

예쁜_곡선모양_맥주잔에_나오는_타일러_맥주
타일러_맥주

 

맥주가 먼저 나온다. 코스터는 종이 재질이 아니라 좋았다. 종이 재질은 젖거나 맥주를 마실 때마다 딸려 올라와서 불편한데 이건 덜한 듯하다.

인테리어가 전체적으로 비비드 컬러로 채도가 높은 편이다. 여태까지 방문해봤던 펍들과는 전혀 다른 인테리어에 공간이 주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타일러_라구팟타이_옆모습과_윗모습
타일러_라구팟타이

 

라구 소스(고기를 잘게 썰어 으깬 뒤에 야채와 함께 단시간 튀겨 만든 소스)에 굵고 넓은 쌀국수면을 같이 볶고, 보슬보슬한 에그 스크램블과 고수가 듬뿍 올라간 라구팟타이다.

 

 

타일러_앞접시_라구팟타이

접시나 포크, 나이프도 비비드 한 인테리어와 어울려서 좋았다.

보들보들한 에그 스크램블과 적당한 간으로 만들어진 라구 소스에 식감 좋은 쌀국수면, 그리고 고수를 듬뿍해서 입 한가득 먹으면, 그것은 천국이다! 

그리고 음식도 간이 셀 줄 알았는데 적당하면서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술집에서의 음식은 안주의 개념이 커서 간이 쌔거나, 양이 적은 편도 있는데 그 반대라서 두 명 이서도 적당히 나눠 먹을 수 있다.

고수도 많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음식이_비워진_접시와_앞접시
타일러_식기류

 

그렇게 게눈 감추듯이 맥주랑 함께 싹싹 다 먹었다. 접시를 핥아서 드리고 싶었지만 무지성 행동은 자제하기로 한다.

 

 

타일러_화장실_통로
타일러_화장실

 

뭔가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검은 줄이 세로로 좍좍 처있길래 뭐지 하고 가봤는데 화장실이었다. 신설동 맛집 타일러가 아니라 인테리어 맛집 타일러라고 해야 하나.

 

타일러_화장실_세면대_옆_손닦는_타월_송월타월
타일러_화장실_수건_송월타일

 

다양하고 맛있는 맥주에 합리적이고 적당한 양의 음식들을 보고 정말 좋은 곳이니 또 놀러 와야지 생각했는데 화장실이 제일 충격적이다.

비싼 파인 다이닝 코스요리를 먹으러 청담에 가본 적이 있었다. 물론 내 돈은 아니고 회사 돈으로 갔는데 화장실에 종이 티슈 말고 수건이 있길래 비싼 곳은 달라도 다르구나 했었었다.

근데 타일러 화장실은 벽도 타일이고, 아니 그게 아니고 종이 휴지 대신에 송월타월이 있었다.

수도권에 위치한 펍 중에서 화장실이 공용이라 관리 안 되는 곳도 있고, 신경을 많이 못 쓰는 곳도 있는데 여긴 손 닦으라고 수건을 준다고? 사장님은 고객에 대한 배려를 어디까지 생각하시는 걸까?

 

 

타일러_화장실_두칸으로_남녀_따로_이용가능
타일러_화장실

타일러 화장실은 공용 화장실은 아니다. 다만 같은 공간에 있어서 이용하는 사람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불편하면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한 상태로 화장실을 가자. 그럼 덜 신경 쓰일 것이다.

 

 

휴지_두르마기가_많은_타일러_화장실
타일러_남자화장실

 

 

남자 화장실도 소변기 없이 양변기 하나 있다. 목욕탕에 온 것 같은 타일과 함께 하얀 양변기 위에 휴지 롤만 6개. 내것은 아니지만 많은 휴지를 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30분 내내 볼일 봐도 휴지 걱정이 1도 없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제로페이_qr코드_사진_신설동_타일러
타일러_제로페이

타일러는 제로페이가 가능하다. 신설동이니까 동대문구 사랑 상품권을 구매하면 10% 할인으로 이용이 가능하니 방문 전에 제로 페이를 구입해서 저렴하게 이용해보자.

 

신설동 타일러에 대한 생각

1년에 프랜차이즈를 포함해서 다양한 맥주 펍들이 생기고 사라진다. 프랜차이즈 맥주 펍들로 소비자들이 크래프트 맥주 또는 수제 맥주를 더 알게 되어 근접성을 높여 놓은 대신에 가격에 대한 인식은 많이 높이지 못했다.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국내 브루어리 맥주를 포함한 해외 맥주들의 가격이 항상 강력한 허들로 작용하여 양조장을 가진 펍이 아니라면 버티기가 더욱더 힘들다.

이런 시장에서 타일러라는 개성 있는 펍들이 생기면 당연히 눈이 더 간다.

다른 곳과의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띄는 인테리어와 다양한 취향을 커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맥주들, 거기에 맛은 당연히 있고 눈도 입도 다 만족할 수 있는 음식. 마지막으로 손님들이 꽤나 신경 쓰지만 업장에서 관리하기 힘든 화장실까지 수건이라는 포인트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사장님의 마음이 녹아든 신설동 타일러는 올해 안에 신설동 맛집, 신설동 분위기 좋은 곳으로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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